내 눈이 달라진 탓인지, 아니면 세상이 달라진 탓인지.
언젠가부터 '리얼'이라는 딱지를 달고 나오는 TV 프로그램이 죄다 가식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TV 마니아까진 아니지만 20대 때까지만 해도 한 장면도 놓치지 않으려 꼬박 챙겨보는 프로그램이 두세 개씩은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에는 어떤 예능이든 'TV쇼'로 보인다. 아마 이게 제대로 된 것이겠지만.
그래도 요즘도 꽤 꾸준히 챙겨 보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바로 <나는 SOLO>다.
내 생각에는 현존하는 TV쇼 중에서는 거의 유일한 리얼리즘일 듯.
몇 개 빼놓고는 거의 다 챙겨본 것 같은데, 요즘은 어딜 가나 '나솔' 이야기인 것이 꽤 화제성 있는 프로그램인 것 같다.
최근에는 화제의 '모태솔로' 특집을 방영했는데, 나는 물론 많은 사람들이 흥미롭게 본 것 같다.
적게는 20대 후반에서 많게는 38살까지.
태어나서 한 번도 연애다운 연애를 해보지 않은 남녀, 소위 '모태솔로'들이 출연진으로 나와서 제작진이 깔아놓은 판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목표를 찾아간다.
제작진의 의도대로 모태솔로의 서툰 모습은 적나라하게 방송을 타고 전국(또는 전 세계로)으로 퍼진다.
이 쇼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대개
"쟤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러냐" 라던지
"그 친구는 다른 꿍꿍이가 있어 보인다"
라며 동물원 우리 안에 갇힌 침팬지 구경하듯이 관찰과 뜻풀이에 여념이 없다.
마치 심리 분석가라도 된 듯 출연진들의 의도를 파악한다며 근거 없는 추론들을 던진다.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인데.
나를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번 모태솔로 편만큼은 나는 솔로 번외 특집이나 별개의 편으로 감상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물론 원래의 방송 의도 역시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한 곳에 몰아넣고 관찰하는, 실험성 있는 오락 프로그램이긴 하다만.
데이터가 제로인 사람들, 한 번도 실패해보지 않은 사람들 등등이 이제는 기필코 운명의 짝을 만나보겠다며 애쓰는 모습은 그동안에 보아왔던 프로그램과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각자의 사정이나 배경은 있겠으나, 그동안 무결함으로 자신의 삶을 지켜온 사람들,
결과가 뻔한 것은 배제하며, 인생의 샛길은 철저히 외면하며 직진의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만드는 케미가 조금 남달랐던 것 같다.
그런 그들이 이번 방송출연으로 조금이나마 바보 같은 행동을 저지른 용기에 대해서 마음속에서 박수를 보냈다.
문득 필자와 절친한 모태솔로 친구 하나가 떠올랐다.
사회적으로나 뭐로나 다 멀쩡한 친구인데, 완벽한 사람을 찾고있는건지 연애에 있어서만큼은 그야말로 멸균 상태다.
서른이 넘어가면서부터는 매년 올해의 목표는 '결혼'이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너도 <나는 솔로>에 지원해 봐"라고 하니 시덥잖은 소리라며 웃는다.
하기사 갖가지 이유를 대며 소개팅도 마다하는 친구인데 가당치 않은 농담이다.
어느덧 37살인 친구에게 내가 무엇이든 아무거나 줄 수 있다면, '바보 같은 경험'을 한 개쯤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려워서일지, 귀찮아서일지, 운이 나빠서일지는 모르겠으나.
꽁꽁 지켜온 스스로가 사실은 얼마든지 바보같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존재라는 걸,
그리고 그 경험이 당장은 힘들 수도 있지만 인생을 돌아보면 썩 나쁘지는 않다는 걸 알려줄 수 있으면 좋겠다.
기분 좋게 운전대를 잡고 집에 가는데, 차에서 한때 좋아하던 이 노래가 흘러나왔다.
Donna Toki Mo
일본어로 "어떤 때라도"라는 뜻인데, 특유의 경쾌함에 자주 듣던 노래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 곧 40을 향해 가고 있지만,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바보 같은 행동들을 많이 하자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내가 지금 내 삶의 풍성함을 사랑하고,
즐길거리가 많음을 사랑하는 것은 젊은 시절부터 꾸준히, 지금까지도 쭉 하고 있는 수많은 바보같은 행동들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수도 없이 샛길로 빠지곤 했지만 말이다. 즐거웠다.
애써 바보같지 않으려 하지 말자. 바보같은 행동을 더 많이 많이 해야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b88pxLpMZKk
どんなときも. (어떤 때라도.)
Makihara Noriyuki(마키하라 노리유키/槇原敬之)
가사
僕の背中は自分が 思うより正直かい?
(보쿠노 세나카와 지분가 오모우요리쇼오지키까이)
(내 등은 나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솔직하니?)
誰かに聞かなきゃ 不安になってしまうよ
(다레까니 키카나캬 후안니 낫떼시마우요)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지 않으면, 불안해져.)
旅立つ僕の?にちかったあの夢は
(타비다츠 보쿠노 타메니 치캇따 아노유메와)
(여행을 떠나는 날 위해 맹세한 그 꿈은)
古ぼけた?室のすみにおきざりのまま
(후루보케따 쿄오시츠노 스미니 오키자리노마마)
(낡은 교실 구석에 놓아 둔 채로.)
あの泥だらけのスニ?カ?じゃ 追い越せないのは
(아노도로다라케노 스니카쟈 오이코세나이노와)
(그 진흙 투성이의 운동화로 추월할 수 없는 것은)
電車でも時間でもなく 僕かも知れないけど
(덴샤데모 지카은데모나쿠 보쿠까모시레나이케도)
(전철도 시간도 아닌, 바로 나일지도 몰라.)
どんなときも どんなときも 僕が僕らしくあるために
(돈나토키모 돈나토키모 보쿠가보쿠라시쿠아루타메니)
(어떤 때라도 어떤 때라도 내가 나답게 있기 위해서)
「好きなモノは好き」と言える?持ち 抱きしめてたい
(스키나모노와 스키또 이에루키모치 다키시메떼타이)
('좋아하는 것은 좋아'라고 말할 수 있는 맘 소중하게 여기고 싶어)
どんなときも どんなときも 迷い探し?ける日?が
(돈나토키모 돈나토키모 마요이사가시츠즈케루히비가)
(어떤 때라도 어떤 때라도 헤매며 찾는 날들이)
答えになること 僕は知ってるから
(코따에니 나루코토 보쿠와 싯테루까라)
(정답이 될 것 나는 알고 있으니까.)
もしも他の誰かを 知らずに傷つけても
(모니모 호까노 다레까오 시라즈니 키즈츠케떼모)
(만약에 다른 누군가를 모르는 사이에 상처 입혀도)
絶?ゆずれない 夢が僕にはあるよ
(젯따이 유즈레나이 유메가 보쿠니와 아루요)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꿈이 나에겐 있어)
‘昔は良かったね’といつも口にしながら
(무까시와 요까앗따네또 이쯔모 구치니 시나가라)
('옛날엔 좋았지'라며 항상 입에 담고)
生きてゆくのは 本?に嫌だから
(이키떼유쿠노와 혼또오니 이야다카라)
(살아가는 것은 정말 싫으니까)
消えないくらい辛い?持ち 抱えていても
(키에나이 쿠라이쯔라이키모찌 카카에떼이떼모)
(사라지지 않는 어둡고 괴로운 마음 껴안고 있어도)
鏡の前 笑ってみる まだ平?みたいだよ
(카가미노마에 와라앗떼미루 마다헤이키미따이다요)
(거울 앞에서 웃어봐 아직 괜찮은가 봐.)
どんなときも どんなときも ビルの間きゅうくつそうに
(돈나토키모 돈나토키모 비루노아이다 큐우쿠츠소우니)
(어떤 때라도 어떤 때라도 계산할 때는 항상 가난한 것처럼)
落ちて行く夕陽に焦る?持ち 溶かして行こう
(오치떼유쿠 유우히니 아세루키모치 토카시떼 유코오)
(떨어져 가는 석양에 초조한 마음 녹여가자)
そしていつか 誰かを愛し その人を守れる?さを
(소시떼 이츠카 다레까오 아이시 소노히또오 마모레루 츠요사오)
(그리고 언젠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 사람을 지킬 수 있는 강함을)
自分の力に?えて行けるように
(지부운노 치카라니 카에떼 유케루요우니)
(자신의 힘으로 바꿔 갈 수 있도록.)
どんなときも どんなときも 僕が僕らしくあるために
(돈나토키모 돈나토키모 보쿠가 보쿠라시쿠 아루타메니)
(어떤 때라도 어떤 때라도 내가 나답게 있기 위해서)
「好きなモノは好き」と言える?持ち 抱きしめてたい
(스키나모노와 스키또 이에루키모치 다키시메떼타이)
('좋아하는 것은 좋아'라고 말할 수 있는 맘 소중히 하고 싶어)
どんなときも どんなときも 迷い探し?ける日?が
(돈나토키모 돈나토키모 마요이 사가시츠즈케루히비가)
(어떤 때라도 어떤 때라도 헤매며 찾는 날들이)
答えになること 僕は知ってるから
(코따에니 나루코토 보쿠와 싯떼루카라)
(정답이 될 것 나는 알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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