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정보
- 제목 : 언맨드(채기성 장편소설, 제17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 저자 : 채기성
- 출판사 : 나무옆의자(2021년 05월 14일)
- 분야 : 국내도서 > 소설 > 한국소설 > 한국소설일반
- 교보문고 평점 : 9.7
- 랄프의 평점 : ★★
서평
낯익은 한국 이름을 가진 인물들이며, 광화문 광장, 길상사 같은 서울의 지명들이 가까운 미래의 디스토피아적 모습들과 섞여 있어서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성적이고 목표 지향적인 인간(형 영재)과 감성적이고 충동적인 인간(동생 영기)의 대조. 그 옆으로 '로봇'이라는 존재가 끼어들면서 대비가 무색해지고,
그러한 다양성을 가진 존재야말로 인간 그 자체라는 서사에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하는 힘이 있다. 누군가의 말처럼 로봇은 인간과는 전혀 다른 존재라는 너무나 당연한 말이 새삼 와닿는다.
2023년 초입을 살아가는 내가 맞닥뜨릴 세상은 어떨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지금까지는 나름대로 열심히 기술의 발전을 뒤쫓아가면서, 때로는 향유하듯 살아갈 때도 있었으나. 훗날 내 오기도 바닥이 나고, 조금의 감각조차도 잃고 기술로부터 소외되는 노인이 되지 않을 수 있을런지.
그러고보면 젊은 세대에겐 손바닥 뒤집기처럼 쉬운 간편결제조차 겁먹고 쩔쩔매는 어른들에게는 어쩌면 이미 펼쳐지고 있는 디스토피아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뚱딴지 같은 소리일 수도 있지만, 젊음에 취해서 앞을 내다보지 않고 살아가는 지금의 우리가 이제라도 조금씩은 다양한 상상을 해보아야할 때는 분명한 것 같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미술 화가, 글쓰는 사람, 배달 기사 등 어쩌면 앞으로 유물이 될 것들이 자명한 존재들이 어떤 미래를 마주할지. 그리고 수면 아래에 감춰진 빙산의 영역에 내 삶이 있지는 않을지. 있다면 어떻게 살아가야할지에 대해서 이제부터라도 고민하며 살아가야할지도 모르겠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겠으나, 장르의 대표격인 1984(조지 오웰)가 계속해서 떠올랐다. 그리고 디스토피아를 주제로 한 작품에 기대할 수 밖에 없는 것들(예컨대 폐부를 가르는 날카로운 미래에 대한 통찰력, 인간 자체에 대한 매우 깊은 통찰력)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었으나, 비유와 묘사에 대해서는 약간 감탄하기도 했다. 그리고 과하게 문학적으로 쓰려 노력한 것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문학상 출품작이라는 것이 선입견에 박혀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로 인해서 소설치고는 다소 담백하지는 않다라는 느낌 정도가 그나마의 아쉬움일 것 같다.
* 요약 : 공상과학과 미래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읽어볼 만한 소설입니다
저자소개 - 채기성
201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앙상블>이 데뷔작이다.
오늘 소개한 <언맨드>는 2021년 제17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했다.
예스24의 작가소개에 게재된 글에 따르면 "주변의 존재들과 얼굴을 맞대며 감각한 것을 글로 옮겨 적는 걸 좋아한다"라고 한다.(??)
풍부한 문학적 감성에다가 보너스 약간의 IT 쪽에 대한 조예도 있어 보인다. 슥 찾아보니 문학가스러운 개인 홈페이지를 이렇게 운영하고 있다.
스튜디오 채기성, CHAEKISUNG
스튜디오 채기성
chaekis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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